1512228_콘크리트 레볼루시오 초인환상을 보고- 애니

0.
본즈 제작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감독은 강철연, UN-GO의 미즈시마 세이지.
제작진은 흑의 계약자 시리즈를 만든 본즈 C스튜디오.
분할 2쿨로, 2015년 3분기, 2016년 2분기.


1.
1쿨만 보고 말하긴 그렇지만,
느낌있다.
하려는 이야기와 그 이야기하는 방식이 솔직히 딱 들어맞는다고 할 수는 없고
극을 이끌어 나가는 캐릭터들의 어우러짐이 주제를 구체화하는 역할이 충분히 논리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간단하고 명료한 큰 축을 놓치지 않고 잘 잡아 나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초반부터 중후반까지 계속되는 시간의 뒤얽힘은
특별히 뛰어나고 어려운 기법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시청자가 작품을 보다 전체적으로 조망하게끔,
감독이 원하는 만큼 작품에서 거리를 두고 관찰하게끔 성공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이야기의 구도는 초인을 보호한다는 명목의 초인과가
사실은 그 설립부터 죄없는 초인들을 죽여가며 설립되었고,
실제로 그 역할도 초인을 보호하는 것인지 감시하는 것인지 불분명할 정도로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고 있다는 이중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 큰 축을 이루고 있다.

그 안에서 감독이 구체화된 캐릭터들을 부딛치면서 하고자 하는 말은
지금까지는
초인들 각자에게 정의가 존재하며 그것들은 서로 충돌한다는 점이다.

아직 마스터 울티마나 과장의 정체 같은 중요한 것들이 밝혀지지 않은 채 마무리 되었지만,
캐릭터들이 벌이는 갈등과 큰 스토리 축인 초인과 설립의 정치적 배경이
아직 유기적으로 이어지지 않고 두개의 다른 이야기를 병렬하고 있는 느낌이다.

어느 한 초인의 정의가 옳다라는 방식으로 마무리 지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대체로 초인들을 단결시킬 외부의 적을 만들어서
개별 초인들의 정의 모두가 옳다! 너희의 차이는 공존의 가치이지 갈등의 이유가 되지 않는다.
라는 식의 이야기를 진행해야 하고,
그러려면 느낌상 이 악의 축 미국(과 그에 동조하는 일본의 세력들)의 초인병기 만드는 집단을
악으로 규정해서 싸울 가능성이 높아보이는데
그건 너무 재미없는 전개라서
앞으로 이 작품의 전개가 과연 예상대로 식상하게 흘러갈지,
아니면 과감하게 새로운 선택지로 두 이야기를 묶어낼지
관심이 간다.
(적당히 분량 채우다가 예상대로 식상하게 흘러갈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건 내가 비관적이기 때문이겠지...)



2.
전반적으로 좋았던 점은
전개의 자신감이다. 배경설명은 생략하고 직접 사건들로 설명을 대신하는 방식의 전개가
시간적으로 뒤섞는 방법과 시너지를 내서 작품에 상당한 속도감을 주고 있다.
무의미하게 형식적으로 시간을 뒤섞는 것에 치중하지 않고,
후반부로 갈수록 43년으로 집중되는 식의 나름의 강조도 좋았다.

브금도 엄청나게 명곡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작품의 무정부주의적인 느낌은 잘 살린것 같은 좋은 느낌.

개인적으로는 어스 에피소드가 뭔가 찡한 부분이 있었다.


전반적으로 안좋았던 점은
작화가 좀 좋지 않다는 점? 모처럼의 다양한 능력의 히어로 물임에도
액션적으로 매력어필이 안된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그나마 액션을 볼만한건 에쿠스 폭주장면 정도.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각각의 에피소드를 통해서 말하는 히어로들 사이의 정의가 빚어내는 갈등들이
하나의 큰 줄기로 모이지 못하고 그냥 파편화된 채로 방치되는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1류히어로와 1류개그맨을 포기하고 2류를 고집하는 개그맨이나
최대한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정의를 추구하는 어스,
아이를 좋아하는 도깨비나 요괴 에미 등의 캐릭터들은
벌써부터 더이상 메인 스토리와 어우러져 시너지를 내기 어려워져 버렸다.

정치적으로 이용당하지 않고 히어로 자신의 정의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클로드와
사람들을 지켜주는 히어로를 지켜주고 싶다고 주장하는 지로의 갈등,
아직 밝혀지지 않은 정치적인 공작들만이 앞으로의 주제의식에 기여하게 될 떡밥으로 남아있다.

그런 면에서 딱히 작품 탓을 하고 싶은게 아니라
매화 완결성을 갖는 이야기들을 모아서 다시 이야기를 만드는 방식의 어려움이랄까.
옴니버스식으로 나열된 구성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얽히는 유기성이 부족한 느낌.

그래도 작품 분위기를 13화까지 잃지 않고 잘 이끌어 온 점은 매우 높이 평가하고 싶다.


별점은 세 개.
차라리 원펀맨 같은 식으로 개별이야기 위주의 일상물로 갔어도 괜찮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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