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901_뷰티인사이드를 보고- 영화

0. 감독
"연출을 맡은 백감독은 백종열이라는 본명으로 광고, 뮤직비디오,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온 인물로 칸 국제광고제 그랑프리와 클리오상을 수상한 인텔&도시바 합작 소셜 필름 'The Beauty Inside'를 원작으로 삼아 영화 연출에 도전했다. <그놈 목소리>, <설국열차> 등의 오프닝 타이틀을 만들기도 했지만 본격적인 연출은 처음이다." 
- 오마이뉴스, 김성호의 씨네만세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136914



1.
좋은점들을 꼽아보자.
일단 클로즈업 위주의 화면구성이 기가막히다.
일단은 화면으로 압박감을 주는데
배우들의 얼굴이 클로드업에 부끄럽지 않게 강력하니
뭔가 관객이 지는 느낌이다.

두번째는 대사의 여운을 엄청 신중히 살리는 부분.
주인공들의 캐릭터인 부분도 있지만,
감독이 원하는 영화의 템포 자체가
매우 대사를 음미하는(음미시키는) 스타일인듯.

세번째는 감독의 연애에 대한 안목이 좋다는점.
남자가 여자를 신경쓰기 시작하고
여자에게 말을 걸기 전까지 마음을 졸이며 준비를 하고
여자를 만나 노력한다.
하지만 자신의 개인적인 특성이 있고,
여자와의 커다란 특성의 갭이 여자를 함께 힘들게하고
서로의 존재적인 차이가 여자를 힘들게 한다는 사실이 남자를 힘들게 한다.
결국 남자는 판단을 하고,
여자는 느끼고 생각한다.
더 심화된 감각으로 자신을 바라본 여자는
그 차이가 바로 사랑임을 깨닫는다.

사실은 너무 중요한 포인트가 많은 과정이기 때문에
한효주와 헤어진 채로 끝나도 나쁠거 없는 전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매일 몸을 바꾼다는 과도한 설정까지 동원하면서
감독이 하고 싶었던 말은
남녀가 가진 서로의 차이가 관계를 끊어야할 이유가 될 수 있다!
라는 말은 아니었다.

이런 말도안되는 차이에도 불구하고,
남과 여는 서로를 사랑할 수 있다.
이렇게 물리적 존재감이 옅어져도
사랑이라는 것의 본질은 보다 형질이상학적인 영역에 존재하는 것이다.
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거다.
뭐 처음의 설정부터 결말까지
그렇게 설득력 있는 와꾸의 주제는 아니지만
난 로망이 있는 사람의 이야기는 논리 이전에 좋아하는 취향이기 때문에.
엄마 아빠가 이미 그런 식으로 헤어졌기 때문에
이 커플도 그대로 헤어졌다면 꿈도 희망도 없는 영화가 되었겠지 ㅋㅋㅋ
그건 그것대로 재밌었을지도ㅋㅋㅋㅋㅋ

네번째는
한효주의 외모가 너무 완성형이었다는 점이다.
아마 한효주의 인생영화로 남지 않을까.
대사와 발성도 맘에 들었다.
캐릭터가 맘에 들어서인진 몰라도 ㅋㅋ




2.
단점을 꼽아보자면
감독이 여운을 남기는 방식이
너무 단조롭게 계속되어서
2시간이 넘도록
관객을 너무 힘들게 했다.

그런데 이건 어떻게보면
예술성이라고 부르는 작품들의 특징인지도 모르겠다.
주제를 진지하게 대하는 태도,
수용자의 재미는 신경쓰지 않는 그 집중력,
그 태도 자체가 수용자로 하여금 부담감을 느끼게 한다.
그 부담감이 적절히 몰입하도록 도와주는 수준일지
보기 힘들정도로 버거운 수준일지는
수용자 각자마다 다른거고.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매니아 층이 있을 법한 작품.





3.
무엇보다 감독이 연애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점이 빛나는 영화였다.
이렇게 천천히 정확하게 짚어가는 영화에서
한치라도 사랑에 대해, 연애에 대해 허례허식 같은 생각들이 섞여 있었다면
정말 꼴보기 싫은 영화가 되었을 것이나
감독은 처음의 무리한 설정 이외에는
꽤나 정확하게 연애에 대한 흐름을 짚어내고 있다.
그게 무엇보다 좋았던 점이지.

하지만 그 설정 자체에는 내 생각엔 너무 비현실적인 설정이다.
아니 그러니까 어디에 있을법한 설정이 아니라
있을수 없는 성질의 상상이라는 측면이 강하게 느껴진다는것.
덧붙여 설정 자체도 너무 엉성하다는 점은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매일 몸이 바뀐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면 물질적 존재 자체가 모두 바뀌는 것이겠지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가 가진 물질적 존재는
반드시 그 형성에 관련된 연기緣起가 존재한다.
이 점을 너무나 간과한 채로
인간의 존재감을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처음부터 끝까지 해소되지 않는 설정미비,
조금 더 나가면 설정오류인 지점이다.

피부조직은 그렇다 치자
털은 얼만큼 길어있을것이고
목욕은 한상태? 안한상태?
물리적인 뇌가 가진 연기가 다르다면
그 사고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마치 서양철학의 어느 유파와 같이
정신과 육체를 완벽하게 분리해서 생각한다면
가능한 설정일 수 있겠으나
인간이라는 존재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은 굳이 여기서 길게 설명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이 설정을 굳이 구체적으로 건드리지 않고
다른 부분에서 갈등을 전개했으면
나도 굳이 문제삼을 일은 없었겠지만
중간에 한효주가 느끼는 기시감,
물리적 존재가 전혀다름에 대해서
자신의 감각적인 애정이 쌓이지 않는 부분을
이들의 연애에서 중요한 갈등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그건 당연한거다.
물리적 친밀감을 배제하고 연애가 성립할 수 있을까?
인간은 다양하고
인간의 조합은 거기에 지수적인 차원으로 다양하다.
그런 연애도 가능하겟으나
내가 '연애'라고 부르는 관계,
썸이라고 부르는 남녀간의 흥미위주의 관계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고 싶다.
그런 관계는 연애보다는 보다 일방적이고
보다 불변적인 어떠한 사상과 사상의 결합이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에
연애란 매일매일 몸상태에 따라서 달라지는 반응들이 얽히는 것이고
나의 불규칙한 감정과 가치관으로 상대방의 감정과 가치관을 바라보는 것이다.
여기에 이 불규칙한 성질을 조각하고 연애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이미
연애가 아닌,
보다 형이상학적인,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 어떤 관계를 묘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영화를 완성도 있게 만들었음에도
끝나고 나서 2시간짜리 한효주 광고 같다는 감상이 남는 이유는
이런 이유때문일 것이다.
깊이 다루려고 하였지만
도중에 깊은 부분에서는 포커스가 나가버렸다.
주제는 잡기 힘든곳에 남았고,
남는 것은 영상미와 배우들의 연기, 캐릭터 뿐.
너무너무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4.
그래서 별점은
별 세 개 반.
좋은 점도, 아쉬운 점도 남는 수작.



덧글

  • 스펀지쏘 2015/09/15 22:31 # 답글

    지나가다가 동감하는 부분이 있어서 덧글남깁니다.
    저도 보는내내 잘 만들어진 한효주 화보집이로구나....하는 생각을 했어요.
    섬세한 감정선과 대사는 좋았는데, 여기저기 설정구멍이 너무 많아서 몰입할 수 없게 만들더라구요.
    그것만 아니라면 좋은 영화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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