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719_울려라 유포니엄을 보고- 애니

0.
2015년 2분기 방영. 제작은 쿄애니.
타케다 아야노의 동명 원작 소설의 1권 내용을 애니메이션화 했다.
판매 성적이나 떡밥들로 볼때 후속편의 가능성은 상당하다.(안나올수도 있지만..안낼 이유가 없달까)

- 1위 : 노래의 왕자님 진심 LOVE 레볼루션즈 (57217장)
- 2위 : 혈계전선 (19860장)
- 3위 :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속 (12625장)
- 4위 : SHOW BY ROCK!! (9254장)
- 5위 : 울려라! 유포니엄 (9218장)
(7/14일까지 집계결과)
(노래의 왕자님은 뭐지 저런 어마어마한 판매량이라니)



1.
일단은
처음 보기 시작할때에
쿄애니식 왕눈이들,
너무 뽀송함을 강조한 피부,
귀여움으로 둘둘 감긴것 같은 캐릭터들이
좀 거부감이 들었다.
쿄애니 작품을 오랜만에 봐서 그런가...

하도 유포니엄 유포니엄 하고 노래들을 부르길래
어느정도인가 2분기 원탑 수준이라길래 사뭇 기대를 하고 봤는데
처음 3, 4화 정도 볼 때까지는 실망만 한듯.
그저그런 학원물의 인간관계,
그저그런 답답한 주인공,
그저그런 먼치킨식 성장물 이라는 느낌 뿐이었다.
다만 알면서도 당하는 쿄애니식 귀여운 캐릭터 작화에 조금씩 물들기 시작했던건 함정인가...



2.
보다보니 처음으로 든 긍정적인 생각은
오프닝이 흥겹다는 생각?
요새 타자연습한답시고
애니 보면서 자막을 타자로 속기하는 재미에 빠졌는데
타자치기에 적당한 박자에 비트감이었다.ㅋㅋㅋㅋ
(한줄 다칠 때쯤 다음줄 말해주는 센스)

엔딩도 투티! 와따시다치가~ 할때 흥겨움

그러다가 애니 속에서 나오는 음악들도 점점 좋은 곡들이 쏟아지기 시작하고
무엇보다 8화에서 애니가 절정 반전을 거듭하면서
작품 전체가 급 호감으로 선회한다.

그렇다.
이 작품은
8화의 전과
8화의 후로 나누어 생각해야 하는
작품인 것이다.



3.
8화 전까지는 이 작품은 너무 밋밋하다.
인물들이 너무 다 평면적이다.
그 전까지는 레이나도 평면적인 캐릭터에 가깝고
더 주변인물들인 사파이어, 슈이치, 하즈키 등등은
말할것도 없이 평면적이다.
학원물에 으레 있을듯한 활달하지만 배려깊은 친구,
열정적이지만 배려깊은 친구
소꿉친구지만 배려깊은 친구...
주인공인 쿠미코만이 조금 일상적인 캐릭터들과는 거리감을 갖는
벙찐 캐릭터로 묘사되고 있다.
선생님인 타키와 미치에 역시 으레 있을법한 무서운 선생님과
으레 있을듯한 음악가 집안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음악 고문.
어딜 봐도 재미있을 구석이 없다.
다들 너무 착함.
갈등의 요소가 없달까
그냥 이렇게 콩쿨갔다가 끝나나 하고 실망의 미래를 그릴 때쯤,



4,
작품은 갑자기 뱃머리를 엉뚱한 방향으로 선회한다.
바야흐로 마을 축제.
여기선 특이하게 친구들끼리는 마을 축제에 안간다는 전제. (ㅋㅋㅋ)
누구와 축제에 갈것인가를 두고
슈이치와 하즈키, 쿠미코와의 긴박한 삼각관계가 연출되는가 싶다가
역시 그저그렇게 쿠미코의 배려심으로 삼각관계는 해체 되는듯 싶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어쩌다 보니 레이나와 진짜 축제를 같이 가게 된 쿠미코
(너네 여자끼리는 축제 안가는거 아니엇냐...)
갑자기 까칠해진 레이나에게 압도당해
방과후, 힘든 동아리 활동까지 마친 후에
다시 유포를 매고 등산을 하는 기염을 토한다.
스스로도 알 수 없는 마력에 걸려버린 쿠미코,
정상에서 레이나에게 고백을 받고
서로의 사랑을 다짐하는데...
본격 순정 달달 백함물.
울려라 유포니엄 이었습니다.

슈이치와 하즈키와의 삼각관계가 오히려
이 둘의 커플링을 위한 떡밥이었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슈이치와 하즈키가 축제에 같이 가서도
서로의 벽을 느끼고 정리가 되어서 돌아오는 부분이다.
(그래 레이나와 쿠미코가 함께할 수 있는 계리를 만들었으니 너희는 다시 쿠미코의 평범한 주변인으로 돌아와야지)

감히 말하건데
산을 오르기 시작하는 장면부터 고백하는 장면까지
10분 남짓의 장면이
이 작품 최고의 몰입감과 감동을 전해주는 장면인듯.
그런 의미에서 스크립트를 전부 올려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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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지각
왜?

아니, 귀여워서 놀랐어

가자

에? 어디 가는데?

다이키치 산에 오를 거야

어째서..

그냥, 악기는 교대로 들고가자

<font color=c0c0c0>코사카의 새하얀 원피스와</font>
<font color=c0c0c0>조금 서늘한 푸른 공기에 눈을 빼앗겨</font>
<font color=c0c0c0>내 머릿속은 설녀 이야기로 가득찼다</font>
<font color=c0c0c0>불안감을 느끼면서도<BR>그 아름다움에 끌려 목숨을 잃는다는 건</font>
<font color=c0c0c0>이런 마음이었을까..</font>

어느쪽이 좋아?

에?

아까 신사랑 이 신사
나는 이 신사가 좋아
수수하고 어른다운 분위기가 나
모르겠어?

저기..

왜?

이런 짓 자주 해?

이런 짓이라니?

갑자기 산에 오른다거나 하는거..

날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럴 리 없잖아

그렇지?

하지만 가끔은 이러고 싶어져
교복 입고 학교 가고,<BR>부활동 갔다가 집에 돌아오고..
왠지 가끔은 그런걸 전부 내버리고
프리패스 티켓을 사서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져

왠지 나도 알 것 같아

이건 그 여행 대신이라는 느낌

스케일이 꽤나 작아졌네

그건 어쩔 수 없어
내일 학교 가야하니까

얼른 와

교대

악기

됐어, 이거 무거워

안 돼, 이런 거 확실하게 하지 않으면<BR>마음이 편치 않아

그러면..

무거워..

왠지 좀 그렇네

뭐가?

그 하얀 원피스에 유포를 들게 하니

배덕감이 엄청나

어째서?

발 안 아파?

아파
하지만 아픈 거 싫지 않아

그게 뭐야..
왠지 야해

변태

(중략)

우와..

어플이야
어두울 거 같아서 받아놨어

아, 에~

사실은 나 말이야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어
너랑 놀아보고 싶다고

에?!

너 성격 나쁘지?

설마 그거 욕하는 거야?

칭찬이야
중3 콩쿨 때
진심으로 전국 대회에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라고 물었잖아?
성격 나쁘지?

아니, 그건 순수하게 궁금했을 뿐..
..아니 역시 욕하는 거지?

아냐
이건 사랑의 고백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잖아

하지만 너의 그런 점이 마음에 들었어

전부터 좋아..했달까

친절하며 착한 아이인 얼굴을 하고 있는데
어딘가가 식어있는..
그러니 착한 얼굴을 휘리릭 벗기고 싶었어

그건 무슨..(소름)

내 사랑이 이해가 안 돼?

너 비뚤어져있어

도착했다

예쁘다



이게 보고 싶었던 거야?

보고..싶었냐고 하면 조금 다른데
다른 사람들과 다른 걸 하고 싶었어

우와, 산 밑이 별하늘 같아

저거 축제 빛일까?

그렇게나 츠카모토가 신경쓰여?

에? 그럴 리 없잖아

그런 사이도 아닌데

그런 사이가 아니구나

응..

축제 때 산에 오른다는 바보같은 짓은
다른 사람들은 안 하겠지?

응, 뭐..

너라면 이해해줄 거라 생각했어
난 흥미 없는 사람들이랑은<BR>무리해서 친해지려고 하지 않아
다른 사람들과 같은 행동으로 안심하다니,<BR>바보같아
당연한 듯이 이루어지는 사람들의 흐름에<BR>저항하고 싶어
전부는 힘들겠지만..
그런 의미불명한 마음이 이해되지?

응, 이해해
네 마음..(코오사카 상노 기모찌...)

레이나(코오사카 아니구 레이나라구(찡긋))

레이나

난 특별해지고 싶어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되고 싶지 않아
그래서 난 트럼펫을 하고 있어

특별해지기 위해서

<font color=c0c0c0>빨려들것만 같았다</font>
<font color=c0c0c0>나는 지금 이 때라면<BR>목숨을 잃어도 상관 없을 거라 생각했다</font>

트럼펫을 하면 특별해질 수 있는 거야?

될 수 있어
더욱 연습해서 더욱 능숙해진다면
더욱 특별해질 수 있어
내 자신은<BR>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특별한 자가 될 거야

역시 넌 성격이 나빠

준비 다 됐어?

다 됐어, 뭐 할 거야?

중3 때 했던 거, 송별회 때..

그거?

좋아해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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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으로 리뷰를 마치도록 하겟스..ㅂ..ㄴ...ㅣ...ㄷ....ㅏ....



5.
너무 빠져버렷네...
정말 보는 내가 다 푸른 밤의 분위기에 취해서 레이나에게 빠져버리는 것 같았다.
쿠미코가 빠져드는 이유를 너무나도 잘 알것 같아서
빠져드는 쿠미코에 동조해 버렷다.

8화의 저 장면 이후
(심지어 둘이 같이 부는 연주를 위해서 엔딩도 생략했다. 이 커플에 대한 제작진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작품은 본격 쿠미코♥레이나 백합물의 마각을 드러내며
본격 연애물로서의 학원물을 그리다가
콩쿨 우승하며 끝.

솔직히 말하면 취주악부 자체에 대한 묘사나 그 소재를 이용한 부분은 미약했다 라고 평가하고 싶다.
그래
마치 케이온과 같다.
케이온도 다도부인데 심심풀이로 밴드 활동 한다는 느낌인거처럼
얘네도 마치 무슨 성장 시뮬레이션 하듯이
연습하기 찍어놓고 2달 후 되니까 애들이 다잘해
무슨 현실에 저런게 어딧냐
그 잘해지는 과정만 그려도 한 작품 나올만한 엄청난 과정인데
그냥 땀방울 몇개와 장면 스킵 몇개로 아이들이 이미 대회 우승급 실력이 됨.
타키도 무슨 엄청 카리스마 있는 사람인 척 하지만
여린 사람이면 여린사람, 재능있는 카리스마면 그 카리스마의 단점들이 있는 법인데
전혀 그런 쪽의 갈등은 그려내고 있지 않다.
그것보다도 취주악부의 분위기가 매우 위계적인데
그것에 대한 갈등도 전혀 그려내고 있지 않다.
마치 그게 옳은 것인양
위계가 마치 음악에 대한 사랑과 같은 것인양
스리슬쩍 넘어가고 있는 부분은 맘에 안들지만
그렇지만
이 작품은 달콤 백합물이니까
그리고
그 달달함이 충분하니까
그런 세세한 권위주의적인 묘사는
넘어가도록 하자.

마지막까지
그저
레이나와 쿠미코의 묘하게 엇갈려 있는 사랑을 음미하는데에
온 감정을 동조하면서
보면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쿠미코가 우승에 환희하는 장면에서
그 이전에 시큰둥했던 쿠미코가 레이나와의 사랑 이후에
그 욕구, 그 분함, 그 환희를 성장시켰음을 느끼면서
'아 사랑은 역시 위대하구나'
라고 허벅지를 탁 하고 쳐주시면
울려라 유포니엄을 충분히 만끽하셨다고 할 수 있겠다.

별점은요 별 세개반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순간 빨려들었어
완전 속았네. 그냥 작화빨 노잼 성장형 학원물인줄.
심오한 사랑이야기였군.
쿄애니가 은근히 이런 이상한 부분을 짚는게 있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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