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107_치하야후루 보고 애니

0.
2011년 4분기 2012년 1분기(2쿨 1기) 방영, 제작은 매드하우스,
감독은 아사카 모리오(카드캡터 체리, 나나)
원작은고단샤의 격주간 만화잡지 BE LOVE에서 연재중인 소녀만화. 작가는 스에츠구 유키. 평가와 판매량에서 모두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작품으로「만화대상 2009」에서 대상을 차지하고 '이 만화가 굉장해!'에서는 2009년 소녀만화 3위, 2010년 1위를 달성했다. 그리고 전국 3천여 점 이상의 서점원들이 투표한 남성이 좋아하는 소녀만화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또한 2013년 8월 1000만 부를 돌파했다.


1.
최고다
애니메이션 연출감독이 정말 최고다
물론 원작에 있는 좋은 부분을 잘 살려낸 부분이 있다는 점에서는 원작자에게도 공을 나누어 줄 수 있겠다.
일단 화면 연출이 자유자재다.
자연의 색감을 한껏 살리는 적극적 연출이 좋았다.
카루타, 시라는 문학을 다루면서 그 문학적 아련함을 시각적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해내고 있다.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노란색, 회색, 흰색 등 전달하고자 하는 심상에 따라 장면 연출이 자유자재다!

또한 작화퀄이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배리에이션으로 캐릭터를 호쾌하게 그려내는 연출이 훌륭했고,
무엇보다 카루타 경기라는 지루할 수 있는 경기 연출을 정말 섬세한 포인트들을 잘 전달해주면서
전혀 지루하지 않게, 진짜 매 경기마다 다른 갈등요소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2.
내용적으로 좋았던 부분은 특히 타이치의 내적 갈등을 그려내고 풀어내는 부분이다.

타이치는 똑똑하지만 쿨하진 못하다. 치하야는 쿨하지만 다른 성격적 부분들이 많이 빈약하다.
아라타가 그나마 정상으로 그려지지만 아라타도 카루타 빼면 알바생활자인 우울한 녀석에 그친다.

치하야는 아라타의 덕력에 이끌려 아라타를 좇지만,
아라타는 치하야의 덕력에 이끌려 치하야를 바라본다.
치하야가 다른 사람을 소중히 바라보는것에 가없는 질투를 느끼지만
어느 순간엔가 치하야가 아라타를 바라보는 시선이 곧 자신의 패배를 의미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동시에 자신이 치하야를 바라보는 시선도 흔한 연애감정으로 정의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안다.
연애감정을 정의하면서 이리저리 갈등과 고민을 이어가면서
한편으로는 잘하는 것만 도전하는 자신과 못할 것을 알면서 도전하는 자신 사이의 간극이 있음을 깨닫고,
승리로 점철하는 인생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이해타산으로 설명할 수 없는 '동기'라는 화두에 이끌린다.

동기. 그것은 바람처럼 오는 것이다.
동기. 그것이 없이는 아무것도 그 가치를 갖지 못하며
그것이 있다면 그 무엇도 가치있는 것이 될 수 있다.

아라타는 동기라는 화두로 카루타를 관조하면서
단순히 '실력향상'이라고 불러왔던 수치적인 변화 속에는 그 사람의 내적 성장이 담겨져 있음을 간파한다.

동기만을 갖고 맨몸으로 달려든 사람은 누구나 그렇듯
'재능'이라는 벽에 부딛친 타이치는 다시 고민하지만
여기에 있어서도 재능이 '있음'과 '없음'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재능으로 카루타를 하는 것이 중요함을,
상대방의 재능에 천착해서 하나의 기준으로 카루타를 보면 안됨을,
카루타는 '상대방보다 빨리 카드를 집으면 되는' 게임이라는 정의는
곧 어떤 방식으로든 상대방보다 빨리 잡으면 된다는 사실,
얼핏 백인일수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대랍만을 강요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경쟁'이라는 룰이
사실은 '나만의 카루타'를 마음껏 펼쳐낼 수 있게 해주는 '열린 카루타'를 의미함을 깨닫는다.

스스로 열등감에 빠지지만 않는다면 우와 열은 틀린것이 아니다.
내가 못한다는 사실은 심정적 분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상대방처럼 잘하고 싶고,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해서 슬퍼하지만 않는다면,
계속해서 나의 동기를 고민하고 나의 카루타를 계속 함께 즐겨나갈 수 있다면
나보다 잘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들에 아쉬워 할 것 없다.

치하야가 아라타를 좋아한다는 사실에 상처받을 필요 없다는 거다.
치하야를 독점할 필요도, 아니 소유할 필요도 없다.
그저 치하야를 좋아하는 마음을 소중히 한채로 계속 함께 즐겨나가면 되는 것이다.


3.
최고다. 마지막에 '다들, 카루타 하자!' 라는 대놓고 카루타 홍보 멘트조차도 귀엽게 봐줄 수 있을 정도로 좋았다.
작화가 이렇게 들쭉날쭉한데도 이렇게 몰입이 되고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완결까지 스스로 놀란다.
25화, 2쿨 일상계 작품인데 이렇게 매화매화 몰입하면서 볼 수 있었다는 사실에 끝까지 놀랐다.
연애와 카루타, 경쟁과 성장 이라는 큰 축을 통해서 '인간'을 그려냈다.
이건 원작을 있는 그대로 살린다고 담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감독은 정확히 알고있고, 정확히 전달해낼 역량이 되는 사람인 것이다.

덧붙이자면, 치하야의 성우에 빠져든다.
이게 이쁘장한 캐릭터는 아니고, 그런 목소리도 아닌데,
듣고 있으면 미소가 지어진다.
하...좋았어.


4.
별점은 네 개!! 2쿨에 가장 적합했던 작품을 꼽으라면 이게 아닌가 싶다.
너무 거대하지 않은, 일상적인 소소함으로 2쿨에 이런 탄탄한 알맹이라니!


p.s.
단점이라면, 그래도 태생이 일상물이기 때문에 스릴러 같은 긴장감이나 쫀득함은 없다는 정도?
마치 미국의 단점이 스시집이 거의 없다는 정도의 트집이랄까.
일상계 성장물이라는 점은 생각하고 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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